사진 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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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2015.04

때로 우린 가족이란 이름 아래 서로를 '전부 잘 알고 있다'고 쉽게 오해하고는 한다.
MY SIS(2015)는 그런 가족과 동생에 대한 나의 오만과 편견에 대해 작업한 연작 사진이다.

함께 오래 살았기에 익숙할 뿐, 어쩌면 가장 그와 멀리 있고 가장 그를 모르는 건 가족이란 이름의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저 보이는 대로, 보고 싶은대로, 내가 보아온 것은 노력조차 하지 않은 뒷모습 뿐이 아닌지.

아직도 나에게 동생은 마냥 어린아이 같고, 20여년 가까이 함께 살아오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사실 가족이란 틀에 가려져 그런 착각을 했을 뿐이었다.
나는 그동안 가족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갖고있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함께 살며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순간의 감정들과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 뿐이었다.

친구라는 관계는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계속해서 노력해야한다.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어떤 성격인지, 어떤 부분이 잘 맞고 다른지 말이다.
그러나 가족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주어지고 언제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리곤 한다.
그 동안의 나는 그런 동생의 진짜가 아닌, 뒷 모습만 바라보고 만족했던 것이 아닐까.

*모든 사진은 실제 나의 동생이며, 전부 옷(교복)을 뒤집어 입고 촬영한 장면들이다.